2019년 7월 28일(SUNDAY) ●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문답 제054문답

[질문] 제3계명이 명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대답] 제3계명이 명하는 것은 하나님의 이름과 칭호와(신 10:10; 28:58; 시 29:2; 68:4; 마 6:9) 속성과(대상 29:10-13; 계 15:3-4) 규례와(말 1:11, 14; 행 2:42; 고전 11:27-28) 말씀과(시 138:1-2; 계 22:18-19) 행사를(욥 36:24; 시 107:21-22; 계 4:11; 5:9-10) 존경하는 마음으로 거룩하게 사용하라는 것입니다.

제3계명의 핵심은 하나님의 이름에 대한 ‘존경’과 ‘거룩한 사용’입니다. 사람은 일반적으로 성(性)과 이름을 합쳐서 이름이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이름이란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을 이르게 하는 고유 명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의 이름은 항상 하나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경우 성(性)이 없으시고, 이름도 하나를 넘어 수십 개에 달합니다. 이는 하나님은 특정 신들의 하나에 속하신 것이 아닌 ‘유일무이한 분’이시고 동시에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을 이르게 하심’에 있어서 단 하나의 이름만으로는 부족하리만큼 그야말로 전지전능하신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이름은 약속 또는 언약의 하나님이심을 계시하는 ‘야훼(여호와)’와 창조주 하나님이심을 계시하는 ‘엘로힘(하나님)’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이름은 어느 것 하나라도 소홀히 여겨져서는 안 됩니다.

사람의 심리에는 자신의 부모나 존경하는 분의 이름을 함부로 사용하지 않는 성향이 자리잡고 있기 마련입니다. 이는 처음에 태어난 아기가 점차 자라는 과정에서 ‘사회적 관계의 일원’으로 확정되어져 가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성향입니다. 상대방의 이름을 존중하는 것으로서 그에 대한 자신의 존중심을 표현하는가 하면, 반대로 상대방의 이름을 경멸할 경우 명백히 그를 멸시하는 것이 됩니다. 이러한 가장 기본적인 심리 상태를 놓고, 제3계명은 우리 인간이 창조주이신 하나님께 대해 가져야 할 마땅한 경외심을 요구합니다. 하나님의 이름을 존귀히 여기고 그야말로 거룩히 사용하는 것은 이러한 경외심의 첫 출발이자 시작입니다.

성도로서는 모름지기 평소부터 하나님의 이름을 존귀히 여기는 습성에 젖어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한 첫 출발은 하나님께 대한 관념 또는 생각을 명확하게 하는 일입니다. 사람이란 항상 자기 속에 형성되어 있는 관념이나 사상을 무의식 중에 표출하기 마련입니다. 그러므로 어느 한 사람의 하나님께 대한 존경심의 정도는, 예배 의식이나 성례 의식 같은 공적인 자리에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는 일상성 속에서 대표적으로 엿보이게 되고, 이것이 진짜 그 사람이 갖고 있는 하나님께 대한 경외심의 정도 혹은 수준입니다.

지금 제3계명에 관한 54문답은 이 문제를 ’하나님의 이름’과 ‘칭호’와 ‘속성’과 ’규례’와 ’말씀’과 ‘행사’라고 한 항목들과 구체적으로 연결시켜 놓았습니다. 앞에서 하나님은 몇몇 개의 이름만으로는 ‘하나님의 본성’을 다 파악할 수 없는 분이시라고 했습니다. 그러므로 단순히 ‘이름만’이 아니라 역시 동등한 가치로서 ‘칭호’와 ‘속성’과 ’규례’와 ’말씀’과 ‘행사’ 등이 제시되었는데, 이 모든 것은 그야말로 하나님이 과연 ‘어떠한 분이신가’ 하는 사실을 드러내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이것들은 사실상 하나님 자신을 대표하는 ‘이름’과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것들과 관련해서도 하나님께 대한 존중심과 경외심을 잃어 버리고, 마치 알지 못하는 제 삼자 대할 때에 하듯이 함부로 사용하지 말라고 하신 것입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죄 없다 하지 아니하리라’라고 하셨습니다. 죄인으로 엄히 정죄하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죄가 마치 상식처럼(?) 자연스럽게 자행될 수 있는 환경이 실로 역설적이게도 ‘성경공부 시간’ 같은 환경에서입니다. 마치 아예 대놓고 하나님을 함부로 다루는 것이 허락된 그런 공식적인 자리인 듯이 여겨질 정도입니다. 성경공부라는 특성상 비록 의도적인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하나님의 이름은 물론이고 더불어 하나님을 대변하는 모든 것들을 경솔한 태도로 다루는 경향을 피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숨길 수 없는 사실입니다. 하나님의 이름이 직접 붙어 있는 사안들을 마치 도마 뒤에 올려놓고 제 마음대로 요리하듯이 함부로 다루는 경솔하고 가벼운 태도가 너나할것없이 튀어 나오게 되기 쉽고, 개다가 학습 내용에 대해 상호 간에 이견이 생길 경우 더더욱 이렇게 되기 쉽습니다. 그러므로 성경공부 시간에 참여할 때에는 항상 경건의 토대, 즉 ’신앙의 심성’을 벗어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그러나 아무래도 일상적인 삶 가운데서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는 죄가 자행되기 쉬울 것입니다. 물론 성도의 입장에서 아예 대놓고 하나님의 이름을 헛되거나 경솔히 일컫는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의식 속에서 일어나기 쉽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가령 자기 나름에는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해서라지만, 불신자에게 복음을 전하는 자리에서 자기 자신부터가 하나님의 이름에 대한 경외심을 상실해 버리는 시험에 빠져버리는 경우입니다.

정리하겠습니다. 제54문답을 잘 받들기 위해서는 평소부터 하나님께 대한 사상을 엄중히 정립하는 훈련에 익숙해야 하고, 그렇게 해서 일상의 삶 속에서 하나의 습관으로 자리잡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라틴어 구호인 ‘코람 데오(Coram Deo)’, 즉 ‘하나님 앞에서(before the face of God)’ 사상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16세기 종교개혁자들이 당시 부패했던 신앙을 개혁함에 있어서 특별히 하나님의 이름을 높이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하나님의 권위 아래 살고, 하나님 안에서 사는 삶의 방식을 주장하려고 내세운 구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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