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29일(SUNDAY) ●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문답 제076문답

[질문] 제9계명이 무엇입니까? [대답] 제9계명은 "네 이웃에 대하여 거짓 증거하지 말지니라" 하신 것입니다(출 20:16; 신 5:20).

제9계명은 ’거짓 증거’에 대한 것입니다. 먼저, 증거란 ‘어떤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근거’를 가리키는데, 여기서는 주로 말로써 하는 ‘거짓 증거’를 가리킵니다. 증인의 자리에 섰을 때, 거짓으로 증거함으로써 이웃에게 해를 끼치는 죄를 범하지 말라 하는 계명인 것입니다. 하이델베르크 신앙고백문답에서는 “제9계명에서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무엇입니까?”라고 묻는 가운데 다음과 같이 대답합니다.

“우리가 어느 누구에게도 거짓 증언을 하지 않고(잠 19:5, 9; 21:28), 다른 사람의 말을 왜곡하지 않고(시 50:19-20), 뒤에서 헐뜯거나 중상하지 않으며(시 15:3; 롬 1:30), 어떤 사람의 말을 들어보지 않고 성급히 정죄하지 않으며, 다른 사람이 성급히 정죄하는 데에도 참여하지 않기를 원하십니다(마 7:1-2; 눅 6:37). 오히려 하나님의 무서운 진노를 당하지 않기 위해(레 19:12; 잠 12:22; 계 21:8) 본질적으로 마귀의 일인 모든 거짓과 속이는 일을 피해야 합니다(요 8:44). 법정에서나 기타 다른 경우에도 우리는 진리를 사랑하고 정직하게 진실을 말하고 고백해야 하며(고전 13:6; 엡 4:25), 할 수 있는 대로 이웃의 명예와 평판을 보호하고 높여야 합니다(삼상 19:4-5; 벧전 4:8).”

여기서 거짓 증거를 ‘모든 거짓과 속이는 일’로서 좀 더 확장시킨 후, 그러한 행위는 ’마귀의 일’이라고 규정했습니다. 제9계명은 성도로 하여금 이웃을 존중하고 그와의 관계에서  진실해야 할 것을 명합니다. 우리의 지인들에 관한 명예와 평판은 그 사람 자신의 고유한 권리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거짓말을 함으로써 상대방을 속이고 피해를 준다거나, 다른 사람들에 험담을 퍼트림으로써 그의 명예와 평판을 떨어뜨리는 것은 죄가 된다는 것을 유념해야 합니다. 이 점에 있어서 제9계명은 일상적으로 가장 쉽게, 그리고 매우 자주 짓는 죄일 수 있습니다.

요즈음 ‘리플리 증후군’이라는 말이 생겼습니다. 이 용어는 미국 소설가 패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재능 있는 리플리 씨(The Talented Mr. Ripley, 1955)’라는 소설에서 유래했습니다. 소설의 주인공 ‘리플리’는 거짓말을 현실로 믿는 채 환상 속에서 사는 인물입니다. 이후로 허구의 세계를 진실이라고 믿고 거짓된 말과 행동을 상습적으로 반복함으로써 사회에 반하는 인격장애를 뜻할 때 이 용어를 자주 사용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즉 이 증후군은 어느 한 개인에게서 성취욕구는 강하지만 능력이 없을 때, 그래서 자기가 강렬하게 원하는 것을 현실에서 이룰 수 없는 사회구조적 문제에 직면했을 때 자주 발생합니다.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음에 따라, 열등감과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살아가는 중에, 결국 상습적이고 반복적인 거짓말을 일삼으면서 스스로도 그것을 진실인양 믿고 행동하게 됩니다.  이 ‘리플리 증후군’을 주제로 한 MBC 드라마 ‘미스 리플리’가 2011년에 방송된 바 있습니다. 당시 이 드라마는 뜻하지 않게 던진 한 마디의 거짓말로 인해 헤어날 수 없는 수렁에 빠지게 된 한 여자의 이야기를 그렸습니다.

일반적으로 말을 하고 있는 당사자로서 자신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의식하고 있는 상태에서 듣는 이로 하여금 사실인양 믿게 하려고 실제와 다른 말을 하는 경우, 또는 사실 중에서 일부만 말하는 경우, 혹은 사실 전부를 말하지 않는 식의 간접적인(?) 거짓말 등의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거짓말을 하는 이유로는, 보통 비밀을 지키거나, 평판을 유지하거나, 감정을 감추거나, 처벌을 피하기 위한 등등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예의, 수치, 공포, 다른 사람에 대한 보호 기타 등등의 이유로 거짓말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진실을 말하며 사는 것은 교회 공동체에서는 당연하여야 하고, 일반사회 또한 건전하게 하는 기초입니다. 하나님께서 이러한 계명을 주신 것은, 무엇보다도 하나님은 자기 스스로가 진리이시며, 일체의 진실의 근원이시라는 사실이 자리잡고 있는데, 성도란 모름지기 그러한 분이신 하나님의 자녀인 것입니다. 실로 모세는 모압 광야에서 율법을 베풀 때에 “이스라엘아 들으라 우리 하나님 여호와는 오직 하나인 여호와시니라”(신 6:4)라고 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도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라”(요 14:6)라고 하셨습니다. 이렇게 범사에 거짓과 결별하여야 하는 것은 하나님의 자녀로서 거룩한 삶을 살기 위한 토대입니다.

항간에 ‘새빨간 거짓말’이란 표현이 있습니다. 이러한 말을 사용하게 된 배경은 잘 모르겠지만, 거짓말인 사실이 너무 뚜렷하고 정확할 때에, 이를 지적하려고 사용하는 말입니다. 유럽의 풍습에는 하얀 거짓말이 있고, 까만 거짓말도 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악의 없고 무해한 거짓말은 하얀 색이고, 시커먼 속을 숨기고 있는 것은 까만 색이라는 의미인데, 나름 공감이 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성도는 새빨간 거짓말은 물론이고, 가급적 하얀 거짓말도 피하도록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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