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08일(SUNDAY) ●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문답 제073문답

[질문] 제8계명이 무엇입니까? [대답] 제8계명은 "도둑질하지 말지니라" 하신 것입니다(출 20:15; 신 5:19).

제73문답부터 여덟 번째 계명이 시작됩니다. 출애굽기 20:15에서 “도적질하지 말지니라”(신 5:19)라고 한 이 말씀은 당연히 ‘보이는 영역’은 물론이고 ‘보이지 않는 영역’에까지 해당됩니다. 즉 사람의 마음을 훔치거나 가로채는 것도 명백히 도적질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칼빈은 이 계명의 목적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첫째, 이 계명의 목적은 하나님은 불의를 미워하시므로, 우리는 각 사람이 소유한 것은 그 사람에게 돌려야 한다는 데 있다(출 13:7). ⑴ 사람의 소유는 우연히 생기는 것이 아니고 만물의 최고의 주인께서 분배해주시는 것이다. ⑵ 따라서 간계로 남의 것을 사취한다면 그것은 하나님의 경륜을 무시하는 것이 된다. ⑶ 강도 행위, 사기 행위, 법을 이용하는 행위, 아첨하며 선물로 받는 체하면서 속여 빼앗는 행위 등등이 다 도둑질이다.  둘째, 두 번째 목적은 나아가 이웃에 대해 지고 있는 의무를 거부할 때에도 우리는 그들의 재산을 횡령하는 것이 된다.”

칼빈이 ‘사람의 소유는 … 만물의 최고의 주인께서 분배해주시는 것이다’라고 한 말은 깊은 숙고를 요합니다. 하나님은 원칙적으로 ‘사람 간의 평균’을 원하신다고 보아야 합니다. 공동체의 질서를 위해서는 상하 관계가 필요할 수밖에 없지만, 소유하고 누리는 문제와 관련해서는 평균의 정신이야 말로 사회와 공동체를 건강케 하는 역동적 에너지인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이 문제에 지대한 관심을 기울이시는 사실에 대해서는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에서 생활하던 시기에 베풀어 주셨던 만나를 백성들이 다룰 때에 취하게 하신 방법을 통해서 잘 나타났습니다. 물론 이 사실을 근거로 소위 공산주의 이론을 합법화 시킬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성경에는 개인의 재산권을 보장하는 내용들도 많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이 평균케 됨의 원리는 명백히 자발성에 기초한 것이요, 하나님의 자녀라고 하는 데 따른 신앙의 토대 위에서 사랑의 법으로써 세워질 수 있는 것이지, 강제로 규정을 만들어 그렇게 할 일은 분명 아닙니다.

지금 여기서 도적질 문제를 다루는 중에 ‘평균의 정신’을 언급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칼빈은 이 문제를 ‘이웃에 대해 지고 있는 의무’와 연결시켰기 때문인데, 그가 그렇게 한 데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성경을 잘 깨닫고 있는 데 따른 것이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 “두 번째 목적은 나아가 이웃에 대해 지고 있는 의무를 거부할 때에도 우리는 그들의 재산을 횡령하는 것이 된다”라고 한 것입니다. 오늘날은 신자유주의 사상에 의한 극단적 자본주의 시대로 접어들게 됨에 따라, 국가적 및 개인적으로 ‘소유의 극대화’라는 가치가 매우 팽배해졌습니다. 더불어 사는 사회라는 구호가 함몰된 것은 이미 오래 전부터이고,  국가적이고 개인적인 소유의 증대 및 확대가 최고의 선이자 정의이고 심지어 진리인양 둔갑해 있을 정도입니다.

이러한 성향은 이웃의 권리에 대한 침해가 합법화되는 매우 부당한 상황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여기서 ’합법화된다’고 한 말의 의미는, 현대의 경제 성향이 힘없는 약자에 대한 침해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 법률들을 양산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복지 정책이라고 하는 겉보기에는 약자를 돕는 체제가 발달하는 것 같지만, 상대적으로 제왕적 자본주의를 정당화시키는 효과도 낳고 있습니다.

여기서 다시 한 번 우리의 생각을 정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이 세상의 모든 재산은 창조주이신 하나님께 속한 것입니다. “땅과 거기 충만한 것과 세계와 그 중에 거하는 자가 다 여호와의 것이로다”(시 24:1). 하나님은 인간에게 재산을 위탁하신 것이므로, 합법적으로 그 재산을 소유한 사람은 일차적으로 하나님을 섬기는 데 사용해야 합니다. 하나님 아래 있는 개인 재산권은 ‘자본주의’라고 불리는 경제 제도의 근간이 되는 것이기도 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인간의 사회생활을 위해서 자유와 재산권을 요구합니다. 미국은 개혁주의 신앙과 청교도 신앙이라고 하는 유산으로부터 받은 성경의 도덕법에 따라 세워진 나라입니다. 기본이 된 원리, 즉 사적 재산권, 경제적 자유, 정직한 돈(참 가치를 깨끗한 돈)을 국가 기본법인 헌법에 명시했습니다.  

하지만 현대에 들어 정부에서의 불신자들의 영향력은 거의 절대적이 되어버렸습니다. 그에 따라 정부에 의해 ‘가난한 자들을 돕는다’는 명분 하에 땅, 재산, 사업체를 빼앗는 정책들이 계속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불신자 정부는 자신들을 사회주의, 공산주의, 복지국가라고 부릅니다. 역사상 그러한 시도가 여러 번 있었지만, 정치적인 문제로 비화되면서 실패로 끝났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선과 악의 차원으로 다루던 정치의 영역을 벗어나게 됨에 따라, 동서 양진영이 허물어져 가듯이, 상대적으로 양쪽에서 거의 보편화되어가는 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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