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27일(SUNDAY) ●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문답 제067문답

[질문] 제6계명이 무엇입니까? [대답] 제6계명은 "살인하지 말지니라" 하신 것입니다(출 20:13; 신 5:17).

제67문답부터 69문답까지는 제6계명을 다룹니다. 먼저 67문답은 계명의 정확한 내용이 무엇인가를 묻고 답합니다. 한 마디로 말해서 ‘살인 금지 명령’입니다. 살인이란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행위를 가리킵니다.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행위란 얼마나 끔찍합니까? 하루도 빼놓지 않으리만큼 살인 사건은 매스컴의 단골 메뉴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살인의 이유도 다양합니다. 원한 문제로부터 시작하여 구체적으로 입에 담기 어려운 내용들 등등의 이런저런 복잡한 사연들이 많습니다. 자기가 낳은 7살짜리 딸을 폭행해 숨지게 하고는 야산에 암매장한 40대 주부가 구속됐다는 내용이 있는가 하면, 빌려간 돈을 달라고 하는 장모를 살해한 사위가 경찰에 붙잡혔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심지어는 제 부모를 죽이는 경우도 심심찮게 매스컴을 장식합니다. 또 다른 곳에서는 채무를 면하기 위해 채권자를 살해한 자가 붙잡혔다고 합니다.

실로 인간이 얼마나 악하면 자신이 낳은 자식까지 죽일 수 있고, 자기를 낳아 준 부모까지 죽일 수 있단 말입니까? 이 세상에서 목숨보다 더 중요하고 소중한 것은 없습니다. 세상의 그 어떤 것과도 대체할 수 없는 가치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실로 목숨은 하나밖에 없고 무엇과도 바꿀 수 없기에 하찮게 생각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상식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툭하면 살인 사건이 줄을 잇고 있는 세상의 모습이란 통탄스럽고 개탄스럽습니다.

성경에서 최초의 살인은 가인이 아벨을 죽인 사건입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가인이 죽인 아벨은 같은 부모에게서 태어난 자신의 친 혈족이라는 사실입니다. 여기에 한 가지 더하여 살인의 동기가 지극히 단순하다는 데서도 놀라움을 금치 못합니다. 순전히 시기심이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하나님께서 자신이 드린 제물은 거절하시면서 동생 아벨이 드린 제물은 받으시는 모습을 볼 때에 가인은 심한 분노에 사로잡히게 되었습니다. 결국 가인은 끝끝내 분노를 참지 못하여 동생을 쳐 죽이고야 말았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십계명을 통하여 ‘살인하지 말라’고 하신 데에는 좀 더 근본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다른 무엇보다도 사람의 생명은 원칙적으로 하나님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사실을 기억하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사람이 사람을 낳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소유인 사람을 이 땅에 내실 목적으로 사람들 속에 혼인제도를 제정하셨습니다. 언뜻 생각하기에는 사람이 사람을 생산하고 육성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하나님께서 그렇게 제정하신 데 따른 것이라 하는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사람을 이 땅에 내시는 데에는 중요한 목적이 있습니다. 적절한 때에 그들에게 구원을 베푸시는 것을 통하여, 그들로 하여금 예수 그리스도의 지상적 임재를 구현하는 도구 노릇, 즉 교회가 되게 하시려는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살인은 단순히 사람과 사람 간의 문제로 국한되지 아니하고, 하나님께 대한 적대행위로까지 발전되는 것임을 유념함으로써 어떠한 경우에도 살인만큼은 피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런데 요즈음은 ‘묻지마 살인’이라는 용어까지 사용될 정도로 인명경시 풍조가 만연한 지경이 되고 말았으니 실로 하나님을 대적하는 행위가 곳곳에서 자행되고 있는 것입니다.

사람이 자기와 같은 존재인 사람을 죽이는 행위는 결국 인류의 통일과 연합을 꾀하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대적하는 죄이기도 합니다. 칼빈은 이 계명의 목적에 대해 “주께서 인류 전체에 일종의 통일이 유지되도록 묶어 두셨으므로 우리는 각각 전체의 안전을 생각해야 한다는 데 있다”고 했습니다. 따라서 어떤 것이든지 이웃을 해하는 성격이라면 금지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반대로 이웃의 생명을 구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충실히 이용하라고 명령하신다고 덧붙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원칙으로써 우리의 영혼을 지도하십니다. 즉, 이 계명은 우리의 내면까지 침투하여 속 사람을 잘 다스릴 것을 요구합니다. 무엇보다도 마음으로부터라도 분노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이미 가인의 실례를 통해 보았듯이 살인으로 가는 시작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볼 때 살인하지 말라고 하신 계명은 오히려 반대가 되어 마음으로부터 형제의 생명을 구할 것을 가르친다고 해석하는 데로까지 나아갈 수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심중을 중시하는 분이신 까닭에 우리가 마음에 품고, 마음으로부터 쏟아내는 악을 예민하게 보시기 마련입니다(마 5:22; 요일 3:15).

전쟁에서 사람을 죽이는 경우는 어떻습니까? 이는 예외적인 경우가 될 것입니다. 물론 침략 전쟁은 절대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적의 침입에 맞서는 방어전에서 적군을 죽이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가만히 앉아서 자기의 목숨을 살인자에게 내어주는 것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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