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13일(SUNDAY) ●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문답 제065문답

[질문] 제5계명이 금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대답] 제5계명이 금하는 것은 각각의 여러 지위와 인륜 관계에서 각 사람의 명예를 존중하지 않고, 각 사람에 대한 의무 수행하기를 소홀히 하거나 거스르는 것입니다(겔 34:2-4; 마 15:4-6; 롬 13:8).

소신앙고백 제65문답은 십계명의 다섯 번째 계명에서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너의 하나님 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리라”라고 한 주제에 계속 머무는데, 공경의 대상을 육신의 부모로 한정시키지 않고, ‘나 자신보다 윗사람’ 모두에게 적용시킨 제64문답의 기조를 계속 이어갑니다. 제64문답에서는 긍정적인 측면에 집중한 반면, 여기 제65문답에서는 부정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춥니다. 누가 자신의 윗사람인가를 규정 짓는 것은 각 사람의 형편에 따라 다양하겠지만, 여하튼 누구에게나 윗사람은 있기 마련입니다.

첫째, 혈통 관계에서의 윗사람은 주로 부모일 것입니다. 사실 부모 공경 사상은 서양보다는 동양의 문화권에서 보다 엄격히 강조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공자는 부모가 죽으면 3년 동안 그의 묘지 곁에서 애곡의 날을 보내야 한다고 가르쳤습니다. 요즈음 이렇게 한다면 영락없이 정신병자 취급을 당하겠지만, 옛적에는 그렇게 가르치고 받아들이는 것이 당연시 되었을 정도로 상식이었습니다. 공자의 가르침에서 유명한 부분이 바로 삼강(三綱)입니다. 첫째, 군위신강(君爲臣綱)으로, 이는  신하는 임금을 섬기는 것이 근본이라는 것이고, 둘째, 부위자강(父爲子綱)으로, 이는 아들은 아버지를 섬기는 것이 근본이라는 것이고, 셋째, 부위부강(夫爲婦綱)으로, 이는 아내는 남편을 섬기는 것이 근본이라는 것입니다. 훗날 권위적이고 가부장적인 사회를 만드는 주된 폐해로 이와 같은 유교의 삼강 정신은 집중적인 비판을 받았습니다. 십계명의 선언과 함축된 의미에 의하면, 성도로서 부모의 명예를 존중하지 않는 것은 명백히 죄로 규정됩니다. 실로 부모에게 마땅히 드려야 할 존경을 드리지 않는다거나, 말과 행위로써 부모를 멸시하는 행위는 명백히 불모를 업신여겨 불명예스럽게 하는 죄입니다.  모세는 “그 부모를 경홀히 여기는 자는 저주를 받을 것이라 할 것이요 모든 백성은 아멘 할지니라”(신 27:16)라고 했습니다. 이는 훗날 잠언에서 “두렵건대 마지막에 이르러 네 몸, 네 육체가 쇠패할 때에 네가 한탄하여 말하기를 내가 어찌하여 훈계를 싫어하며 내 마음이 꾸지람을 가벼이 여기고 내 선생의 목소리를 청종치 아니하며 나를 가르치는 이에게 귀를 기울이지 아니하였던고”(잠 5:11-13)라고 한 내용으로 의미가 확대되었습니다.

둘째, 사회 속에서의 윗사람은 자신의 상사일 것입니다. 바울은 에베소서에서 제5계명을 확대하여 “종들아 두려워하고 떨며 성실한 마음으로 육체의 상전에게 순종하기를 그리스도께 하듯 하여 눈가림만 하여 사람을 기쁘게 하는 자처럼 하지 말고 그리스도의 종들처럼 마음으로 하나님의 뜻을 행하여 단 마음으로 섬기기를 주께 하듯 하고 사람들에게 하듯 하지 말라 이는 각 사람이 무슨 선을 행하든지 종이나 자유하는 자나 주에게 그대로 받을 줄을 앎이니라”(엡 6:5-8)라고 하였습니다. 종 또는 직원이나 부하의 위치에 있으면서, “합당하고 온당한 명령에 불순종한다거나, 마지못해 억지로 순종한다거나, 주인이 없다고 해서 게으름을 피우는 등등의 행위는, 그렇게 하지 말 것을 명령하는 분이신 하나님께 대해 짓는 명백한 죄라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참조. 골 3:22-23). 자기보다 높은 상전을 불명예스럽게 하는 행동이나 대화를 하지 말아야 함이 마땅하므로, 혹시라도 윗사람에게 욕설을 퍼붓거나 비난의 말을 일삼거나 무례하게 행동한다거나 건방진 태도로서 대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셋째, 성도로서 국가 위정자들을 거스르는 경우도 죄가 됩니다. 나아가 그들을 타도하고 멸망시키기 위해 모반을 도모하거나 반역을 꾀하는 경우는 더더욱 말할 것이 없습니다. 비록 국가 권력이 인권을 유린한다거나, 심지어 심각한 독재자가 되어 백성을 압박한다 할지라도, 성도는 그러한 것을 이유로 반항한다거나 나아가 퇴진 운동을 벌이는 행위를 조심해야 합니다. 물론 개인적으로 의사표현을 할 수는 있겠지만, 폭력을 사용하는 집회라면, 주도하거나 참석해서 안 될 것임은 자명합니다. 또한 당연히 바쳐야 할 세금을 탈세하는 경우도 위정자들을 거스르는 죄가 됩니다. 극심한 독재자에게서 압박을 받는 경우라 할지라도, 하나님께서 우리의 죄에 대한 징계를 그런 식으로 베푸시는 것이라고 보아, 어떻나 항거 행위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넷째, 교회 사역자에 대한 성도의 죄 문제도 이 범주에서 다룰 수 있습니다. 이는 사역자가 성도보다 윗사람이라는 차원에서가 아니고, 자신의 영혼을 돌보도록 하나님께서 지명하여 세우신 목자라는 차원에서입니다. 목회자에 대해 뒤에서 수군거리거나 비방하면서 험담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제자들을 파송하시면서 “너희 말을 듣는 자는 곧 내 말을 듣는 것이요 너희를 저버리는 자는 곧 나를 저버리는 것이요 나를 저버리는 자는 나 보내신 이를 저버리는 것이라”(눅 10:16)라고 하셨습니다. 교역자들의 가르침을 잘 듣지 않는다거나, 부주의한 마음으로 조심성 없이 듣는 것도 마찬가지로 주님의 마음에 슬픔을 안겨드리는 것입니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너희를 인도하는 자들에게 순종하고 복종하라 저희는 너희 영혼을 위하여 경성하기를 자기가 회계할 자인 것같이 하느니라 저희로 하여금 즐거움으로 이것을 하게 하고 근심으로 하게 말라 그렇지 않으면 너희에게 유익이 없느니라”(히 13:17)라고 한 말씀은 가슴 깊이 새겨두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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