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7호. 거룩한 성례: 주님의 만찬 ①

개혁교회는 ‘성찬’이라는 말보다는 ‘주님의 만찬’이라는 말을 더 선호하는데, 그렇게 함으로써 이것이 로마 카톨릭의 그 동안의 잘못처럼 하나님께 드리는 제사가 아니라, 자기 백성을 위해서 ‘하나님께서 배설하신 만찬’이라는 점을 부각시킵니다. 이 점을 확실하게 인식한다면 용어 사용의 문제는 크게 중요하지 않을 것입니다. 여하튼 주님의 만찬은 성격상 식사이고 잔치입니다. 이 식사 자리에서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먹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양식을 통해서 보이지 않는 음식이 우리에게 섭취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러한 성격의 주님의 만찬을 제정하실 당시 바로 이 유월절 잔치에서 잡수시고 계셨습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의 사역을 바로 목전에 둔 시점에서 이 잔치에 참여하기를 원하셨습니다. 왜냐하면 첫째, 유월절의 피와 고기가 상징하고 있던 바가 어떻게 당신을 통하여 실체로서 완성되어지게 되었는가 하는 것을 가르치시고, 둘째, 이제는 유월절 잔치의 규례를 폐지하시며, 셋째, 이후 신약교회가 시행해야 할 새로운 예식인 주님의 만찬을 영원토록 제정하시려 했기 때문입니다. 이제 바로 내일이 닥치면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피를 흘리시고 돌아가심으로 지금까지 유월절 잔치에서 상징적으로 나타나고 있던 피와 고기의 실체가 되실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이렇게 피와 고기가 상징하고 있던 바의 실체가 되시게 되면, 더 이상 상징은 필요 없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친히 베드로와 요한을 시켜서 유월절 잔치를 준비하게 하셨고(눅 22:7-13), 그런 다음 잔치가 한창 진행될 때에 “내가 고난을 받기 전에 너희와 함께 이 유월절 먹기를 원하고 원하였노라”(22:15)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또 말씀하시기를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 유월절이 하나님의 나라에서 이루기까지 다시 먹지 아니하리라”(22:16)고 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이후 떡과 잔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심으로 주님의 만찬을 제정하시게 됩니다. 이렇게 옛 것을 폐하시고 새 것을 세우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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