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074호. 교회 보편성의 안과 밖

여기서 조심해야 할 것은 교회가 ‘보편성 자체’를 인위적으로 구현하려 할 경우, 어김없이 형식주의라고 하는 덫에 걸리고야 말 것이라고 하는 사실입니다. 교회의 보편성은 항간에서 보듯이 속칭 ‘대형화 차원’의 ‘획일적 통일성 관점’에서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가령, 서로 다른 두 교단이 통합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고 절대적이야 하는 것은 ‘신앙고백’과 ‘교회정치’의 일치성 문제입니다. 신앙고백은  ‘믿는 도리에 대한 진술’이고, 교회정치는 믿는 도리에 대한 ‘구체적인 생활 방침’이라는 데 대해서는 자주 설명한 바대로입니다. 그러므로 억지로, 가령 예를 들어, 감리교와 장로교의 합동이나 통합이라는 것은, 서로 간에 믿는 도리가 다르고 그것을 펼쳐 내는 교회 정치 체제도 다르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서로 간에 장로교회라는 간판을 달고 있기만 하면 통합에 아무 문제가 없다라고도 못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같은 장로교회라 할지라도 서로 믿는 바의 도리가 다분히 다른 경우가 많고, 그에 따라 그 동안 교회로서 활동해 나온 바의 생명 표현 방식도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런 문제를 심사숙고해서 조정할 수 있으려면, 아주 오랜 시간을 두고 성경에 따라 하나씩 둘씩 합의점을 도출해 나가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무슨 그렇게 까다롭게 따지고, 그럴 필요가 뭐 있는가 하면서, 각 교단이 누리고 있는 기득권을 어떻게든 손상됨이 없이 잘 보장한다 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통합을 추진하는 것은 참된 보편주의의 정신에서 한참 거리가 먼 것이고, 단순히 덩치만 큰 괴물 하나만 만들어 내는 격이 되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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